정보제공

흔히 일어날 수있는 갈등
작성자 : bha1070   작성일 : 2018-02-05   조회수 : 2325
파일첨부 :

흔히 일어날 수있는 갈등

                                                                                                                     정미화


​가을의 화창한 아침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하지만 변함없이

버스정류장을 향해 걷고 있는 나의 모습이 너무 쓸쓸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버스는 어느덧 봉천 사거리를 지나 상도동에 도착하였다. 

문화날개를 들어서는 순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의자에 앉아서 나를 반겨주는

나의 이용자인 송은일 소장님의 환한 미소가 나의 쓸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채워준다.

따뜻한 커피 잔을 마주 놓고 소장님과 하루의 일과를 얘기하던 중 

나에게 툭 던진 소장님의 한마디.

"엄마한테 너무 죄송해요."

"왜요?"

나의 무뚝뚝한 물음에 소장님은 장애인의 가족이 무슨 죄인지 모르겠다며 국가가 책임

져야할 문제를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게 너무 가혹하다고 말씀을 하셨다.

나는 거기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왜냐는 나의 물음에 소장님은

"장애인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누려야할 행복과 권리를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누리지 못하고 있어요"

라고 말씀 하시며 장애가 왜 생기는지 알고 있는지 물으셨다. 소장님의 물음에 선뜻 대답을 못한 채

컵만 만지작거리며 얼굴을 쳐다 보았다.

소장님은 나의 얼굴을 보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질 수도 있지만 환경적인 이유, 의료사고, 타인에 의하여 장애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후천척인 장애인이 더 많고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장애를 가진다며 단호히 말을 이어갔다.

"장애인은 국민이 아닌가요? 모든 시설들이나 환경들이 비장애인들의 편의와 실용성을 고려하여

설계되고 건립이 되어 장애를 가진 사람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처럼 당연시 느껴져요"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은 하고 있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만족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외출을 하려고 할 때 왜 휠체어 이동시 버스는 타지 못하고 지하철만 이용해야하는지? 

물론 장애인 콜택시라는 제도를 도입함으로서 조금의 불편은 없어졌지만 일반 택시들처럼

내가 필요한 시간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불편함, 상가들의 높은 턱, 인도와 도로의 높은 턱들.

"소장님, 잠시 만요"

나는 소장님의 말을 듣고 있자니 나의 존재감이 없는 것 같았다.

"활동보조인이라는 나의 직업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을 하는데 그것은 아니죠.

활동보조인이 이동을 도와주고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조인이 도와주는 활동보조인 제도 등 여러 가지가 있지 않나요? 정부도 노력은 한다 보여요. 그리고 장애인의 1차 책임은 가정, 그다음엔 

정부와 본인 스스로라고 생각해요. 비장애인들도 유년시절에는 가정이 책임지고 성인은 스스로 책임을 지듯이

장애인 스스로도  자립이라는 의지를 가지고 정부의 도움과 스스로의 책임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이 돼요. 그러한 장애인들을 위해서 도움을 주시는 게 소장님이 이 문화날개장애인자립센터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나요?

" 예! 맞아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에요."

"그럼 소장님은 소장님자리에서 열심히 소장님이 생각하시고 추구하고자 하는 일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소장님이 활동하시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끔 도와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을 누가 책임지든 간에 소장님과 저는 스스로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우리 그냥 이 문제는 국가, 가정, 스스로가 함께 책임지는 것으로 해요"

우리는 정답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문제를 토론하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이전글 '가을밤'
다음글 '가을 단풍'